꿈속에서조차 너를 그리다

#첫 번째 출사

벚꽃이 흐드러지는 철입니다. 저는 군대가기 전 친구 자취방에 흐드러져 있습니다. 참 좋은 철입니다. 친구는 건축학과를 다닙니다. 친구는 마포 문화비축기지의 건축 의도에 따라 생기는 빛을 표현하는 과제를 받았습니다. 그, 건축가가 빚어낸 빛을 찾기 위해 친구는 문화비축기지에 갔다온다 합니다. 날백수인 저도 따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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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든 벚꽃이 피어 있습니다. 벚꽃은 아름답지만 정말 아름다운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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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문화비축기지는 5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석유비축기지를 리모델링해서 시민의 공간으로 오픈한겁니다. 굉장히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화비축기지는 '어울리지 않음'이 끌리는 공간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문화비축기지에는 6개의 비축 탱크가 있습니다. 각자 구성된 형태가 다르기에 각자 색다른 무언가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냥 둘러보고 도는데는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지만, 여유롭게 거닐며 돌아다닌다면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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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의 내부 공간은 검은 석유 대신 노출콘크리트와 빛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기지의 곳곳에서 문화 공간, 탈피 그 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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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비틀어지고, 문은 서 있습니다. 벽은 문이지만, 또 문이 벽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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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서 의도된 바는 아니지만, 여기서 빛들은 건축가가 염두에 두지 않았던 복잡한 빛의 형태를 그려냅니다. 어떤 빛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갈 수 있을까요. 수십 개의 프리즘을 통과시켜 빛을 곡선을 만든다 해도 결국 그 빛은 직진하는 하나의 작은 빛의 모임일 뿐입니다. 이 건물은 태양 없이도 휘어진 빛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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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 탱크에는 카페가 있습니다. 이름도 특별히 지을 거 없습니다. Café TANK 6. 

5개의 탱크를 다 돌아보고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흔한 카페와 달리 천장이 굉장히 높아서 탁 트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와 같이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한 모금 마셨습니다. 

한 때 이 곳이 석유 비축 기지였다는 걸 생각해보면...씁쓸한 맛입니다.

마치며

MASMAS Studio | Film Series

날은 풀렸는데,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햇볕이 쨍쨍했더라면 더 좋은 사진을 많이 건졌을텐데, 아쉽습니다. 제게는 출사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냥 놀러갈 때 카메라를 챙겨가면 그게 나들이였고 출사였습니다. 이번에 우연히 출사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약간은 바뀐 것 같습니다. 뭔가 나들이를 위한 사진보다 사진을 위한 나들이를 가끔씩 다니는 편도 좋아 보입니다. 

삼각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별사진찍고나서 삼각대 들고 가는 길에 도랑에 빠져 그 충격으로 삼각대가 망가져서....1년 넘게 삼각대 없이 버티고 있습니다. 있으면 쓸모없는데 없으면 또 불편한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출사 가는길에 사려고 했는데 또 하필 그날이 테크노마트 휴무일이어서(...)여러모로 안타까웠습니다.

다음에는 어딜 가볼까요. 새로운 출사 장소를 물색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