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20
Sony SBH80→QCY 12 Pro→QCY T1→JBL E25BT→Airpods Pro
블루투스라는 기술은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블루투스를 사용한지도 돌아보니 상당히 오래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옛날 햅틱 때 핸즈프리부터 써 오시던 분들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또래에 비해서 블루투스를 잘 사용해왔다 생각합니다. 제가 사용했던 제품들은 당시로서는 최고의 성능까지는 아니어도 쓸만한 사용성을 제공해주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사용했던 블루투스 이어폰들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갑자기 이런 걸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는 이유는 격세지감을 느꼈다 해야 하나.. 뭐 그런 겁니다. (보급형만 쓰다 고급형 코드리스를 쓰게 된 후기?)
Sony SBH80(2014-2015)
소니 SBH80은 ba드라이버 채택으로 쓸만한 음질을 제공해줬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이 이어폰보다 음질이 좋은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지 못했습니다. 소니의 후속작을 들어보면 훨씬 나을 겁니다. 뭐 어쨌든 당시 시장은 넥밴드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유닛 사이가 선으로 이어진 제품을 원했습니다. 마침 SBH80이 유닛 사이가 선으로 이어져있다는 리뷰를 접하고 구입했는데 이게 뭐람 그냥 뻣뻣한 선을 넥밴드 대체로 넣어놨으니, 결국 넥밴드에 불과했던겁니다.(소니의 내놓은 이상한 포지션 제품에 속았다) 이 친구는 비 오는 날 3km인가 걷다가 길에 떨어뜨려서 잃어버렸습니다. 다 이유가 있는 게, 넥밴드도 아니고 케이블로 이어진 것도 아니라 가방 안에 헤드폰 접듯이 넣었다 뺐다 했었습니다. 완전 넥밴드도 아니라서 쓰다가 흘릴 가능성도 있었거든요.
QCY 12 Pro(2015-2017)
QCY 12 Pro는 가성비 제품이었습니다. 유닛에 배터리를 넣어 목 뒤가 배터리로 주렁 거리지 않았습니다. 자석식 스위치를 달았었습니다. 따라서 쓰지 않을 때는 유닛끼리 붙여놨다 쓸 때 유닛을 떼어놓으면 알아서 전원이 켜졌었습니다. 이 작은 거 하나가 어마어마한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일조했습니다. 당시 3만 원인가 4만 원 정도였는데, 학교에서 받은 문화상품권 1.5를 태워서 현금 2.5 정도 주고 2년 가까이 혹사시키다가 세탁기에 넣고 돌려버리는 바람에 주님 곁으로 가게 된 친구입니다. 요새도 가끔 조의를 표합니다.
당시 기술의 한계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양쪽 유닛이 서로 통신하는 거밖에 없을 텐데 그런 상품이 이미 나와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알리익스프레스를 뒤져봤었습니다. 2015년에 코드리스가 있긴 있었습니다. (2016년에 에어팟이 처음 나왔습니다.) 단 두 유닛이 모두 블루투스를 통해 공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목에 무슨 코일을 걸어서 귀에 꼽은 유닛에 전자기 공명을 일으키는 방식이었나 봅니다. 음악소리를 고막 안 거치고 바로 뇌로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서 그 뒤로 한동안 코드리스에 대한 꿈은 접었습니다.
QCY T1(2019-2019)
에어팟이 나왔지만 비싼 가격에 쉽사리 엄두를 못 내던 때, QCY T1이 나왔습니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가성비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싸게 사면 1.6, 비싸게 사면 3.0 정도에 샀으니 유선이어폰 가격으로 코드리스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추후 코드리스를 샀을 때 분명 잃어버릴 것 같으니 연습용으로 하나 써보자!라는 마인드로 구입했습니다. 코드리스이니만큼 모든 게 편하고 좋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지라 노이즈캔슬링 없음, 무선충전 안됨, 통화성능 나쁨이 영 아쉬웠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은 당시 없었습니다. 통화가 잘 안되지만 그래도 부득이하게 이걸로 통화하고 싶다 하면 한쪽 유닛을 마이크처럼 쓰는 방법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쪽 유닛 마이크로 쓰다가 버스 정류장 벤치에 한쪽 유닛만 두고 버스 타러 가버렸고, 그게 왼쪽 유닛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JBL E25BT(2019-2019)
QCY T1 왼쪽 유닛을 잃어버리고서 큰 실의에 빠졌습니다. 이젠 더 이상 유선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유선은 꿈도 못 꿨습니다. 대신 굴러다니는 JBL E25BT 쓰게 되었습니다. 명색이 JBL인데 QCY 12 Pro보다 나은 건 오로지 음질뿐이었습니다.배터리가 목 뒤에 있고, 클립으로 고정하는 형태였으며, 리모트 버튼 누르는 조작감도 영 싸구려였습니다. 단지 블루투스라는 이유만으로 썼던 제품이라 큰 기억은 없습니다. 지금까지(200118) 잘 살아있습니다.
Airpods Pro(2020-)
노이즈캔슬링, 준수한 통화품질, 적당한 음질을 가지고 있는 제품입니다. 이런 제품이 나오길 간절히 바랬고, 나오면 바로 넘어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에어팟 프로가 나오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기능들을 담은 헤비한 코드리스인데도 생각보다 잘 돌아갑니다. 다만 안드로이드와 호환성,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손에 쥐면 기분 좋은 크기와 묵직함이지만 가방에 달고 다닐 때 어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짧은 배터리 타임(충전이 빨리 되니 그래도 용서합니다)정도가 아쉬웠습니다. 자세한 건 추후 포스팅으로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