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게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
이번에 제작해서 판매할 예정인 AirMouse는 사실 흔하디 흔한 제품입니다. 그리고 아마 제가 만들어서 판매한다면 가격마저 기존 제품에 밀릴 것입니다. 치명적인 약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아직 AirMouse의 가능성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여전히 개척할만한 여지가 있는 시장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몇 가지의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모바일기기 사용을 타겟으로 하는 AirMouse는 존재하지 않았다.
AirMouse는 이미 존재하며,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마트TV 리모컨, PT 프리젠터에 에어마우스 기능이 들어갑니다. 스마트TV를 사용하거나 PT를 하는 상황에서는 사실 기존 제품들이 더 쓸만합니다. 이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 상황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사람들의 가방 안에 리모컨의 개념을 하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지점을 공략하는 제품을 만드려 합니다.
기존 제품들과는 다른, 의미있는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모바일기기 사용을 염두에 준 제품들이 있긴 합니다. 조이스틱을 사용한 제품과 동전 크기의 소형화를 이룬 제품이 있습니다. 조이스틱을 사용한 제품은 조이스틱을 통해 커서를 제어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조이스틱을 넣은 김에 게임용으로도 쓸 수 있게 하는 컨셉이었고, 소형화를 이룬 제품은 정말 동전만 한 사이즈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둘 다 범용적인 사용으로는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첫 번째 제품은 조이스틱이 달려 있다보니 정작 중요한 커서 제어와 휴대성에 문제가 있고, 두 번째 제품은 너무 작아서 조작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두 제품의 중간에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태블릿 / PC 사용 패턴에서 AirMouse가 들어갈 여지가 여전히 존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태블릿/랩탑 시장이 많이 커졌습니다. 태블릿은 컨텐츠를 소비하는 훌륭한 장치입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계속 들고 쓰기 어렵다 보니 태블릿을 책상 위에 두거나 태블릿 전용 거치대를 사용하는 형태로 침대 혹은 소파에서 사용합니다. 이때 보통은 손으로 조작하게 되는데, 이걸 제어해줄 리모컨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소소한 사용 용도를 위해 레이저포인터가 달린 프리젠터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키보드가 달린 리모컨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딱 이 지점의 수요를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마치며
이미 있는 시장에서 새로이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니 이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수 천 년의 기간동안 저보다 수없이 현명한 사람들이 태어났었으며, 태어나 저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한 생각이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생각일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70억 인구 중 분명 저와 같은 생각은 한 번은 했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 상황에서 제가 해야 할 건 틈을 찾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왜 만들어져야 하는지의 과정을 거친 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 중에 이유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습니다.
-장그래 미생 4局 中
물건을 만들기 전 이 물건이 왜 세상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실제 제품을 생산했을 때 그것이 옥이었는지 석이었는지,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만드려는 물건도 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존재의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생각이고 그에 따라 많은 인지 편향이 일어났을 것이며,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도 많을 겁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감안해도 조금은 가능성이 보인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가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과 광고 클릭 간단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