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icarus 프로젝트가 끝난 후, 본체는 제 집에 남아있었습니다.
요 놈을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은데 그때 그 모습은 답이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
십자쿼드였는데, 보시면 브레드보드가 무식하게 두 겹으로 있습니다.
윗층 브레드보드는 블루투스 값을 수신해서 pulse로 변조 후 아랫층 멀티위 아두이노로 보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럼 아랫층 아두이노는 모터에 신호를 주고요.
더 아랫층엔 극도의 minimalism을 추구한 나머지 esc를 그 좁디 좁은 공간에 다 쳐박았습니다.
덕분에 좀 더 세련된 느낌은 받았었으나, esc 모인 부분을 보면 속이 답답해질 지경이었죠.
그것 뿐입니까, 아래 배터리는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케이블 타이에 묶인 것도 아닙니다!
글루건으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저는 icarus를 가져왔고, 이제, 환골탈퇴의 시간입니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 얼마 전 dji의 inpire 1 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쿼드가 이렇게 이쁘고 미래지향적이어도 되는 것인가...!
그래서, 저도 한 번 만들어보려 했는데, 이 dji inspire 1은 이륙 시 모습이 변하더군요..
그게 정말 멋있었습니다. transform이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구요.
어쨌든, 너무 멋있었습니다.
변하는 모습은 아래과 같고,
4k 카메라 내장에 잘빠진 저 모습까지...
약300만원에 달하는 가격 빼곤 흠잡을 데가 없었고,
저는 그림의 떡 보듯 봤습니다.
그러나 제게는 icarus가 있다는 걸 깨달았고, 다음의 자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this inspire 1 inspires 1.
사실 그냥 유치한 어린이 말장난이지만 사실 많은 inspiration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airCruiser의 제작에 들어가게 됩니다.
일단 저 inpire처럼 Carbon fiber- 탄소섬유를 이용하면 참 좋으련만 저는 가공할 줄 모릅니다..;;
할 줄 하는 가공은 포맥스, 프라판, 그리고 철 뿐.
철....철....맘먹었습니다.
airCruiser..!
기존 icarus의 불편한 점을 대폭 반영한 작품이었습니다.
다음의 기준으로요.
Criterion:
1. 배터리 수납이 용이해야 한다.
2.확장성이 좋아야 한다.(여타 다른 모듈같은 것도 장착할 수 있어야 한다.)
3. fc보드 수납이 용이해야 한다.
4. 이뻐야 한다.
4번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안이쁘면 안됬거든요.
경량성이 생명인 비행체에 철을 프레임으로 사용한다는 건 미친짓입니다.
rc 동호회 분들도 저처럼 철 프레임 사용하시는 분이 계신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 알루미늄 혹은 카본, 혹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겠죠.
철은 무겁고, 여타 다른 프레임 소재에 비해 무게 대비 강성이 떨어집니다.
특히 저는 아연 도금된 철을 이용했으니 말 다했죠.
무겁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룰 수 있는 재료는 철뿐이기에 작업 시작했습니다.
1번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단 배터리 수납을 우선으로 제작했으며, 바지는 유선형으로 제작했습니다.
날개를 제작해줍니다. inspire 1에 서 받은 inspiration을 바탕으로 도면없이 제작중입니다.
날개 및 바디 구성에는 2t 철이 사용되었습니다.
괜찮나요? 바디가 배같이 생겨서 카누(...)느낌도 나고 어찌보면 나막신 느낌도 나는 애매한 모습입니다.
무게 감량을 위해 양 쪽 알루미늄 프레임과 바디를 잇는 쇠파이프의 절반을 도려냈습니다.
저 바디는 아무리 봐도 슬리퍼같기도 하고 배같기도 하고 rc헬기 머리부분같기도 합니다.
무게 감량은 확실히 좀 되는 거 같긴했는데, 안그래도 무게 대비 약한 강성을 가진 철이 더 약해졌습니다ㅠㅠ
덕분에 양쪽 끝에 모터를 달면 흔들립니다.. 추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설계도 하나없이 airCruiser의 바디 제작은 완료되었고,
기존 icarus의 최대 단점이었던 수납 문제도 가운데 바디를 제작함으로써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작 시 설계도를 만들 까 했었는데, 설계도를 만들어도 아크용접과 그라인더 특성상
원하는 대로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설계도를 만들면 생각이 정형화되고,
거기에 맞춰 만들게 되어서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카피캣이라는 오명을 쓰기보단,
그래도 벤치마킹의 느낌을 어필했으면 좋겠거든요.
dji inspire 처럼 이착륙시 모습이 변하는 훌륭한 드론은 되지 못하겠지만,
하나뿐이라는 점에 저는 의미를 둘렵니다.
특히, inspire 1이 주었던 inspiration을 느끼며 작업했기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icarus든 airCruiser든 landing skid는 어떻게 배치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airCruiser의 경우 알루미늄과 철 프레임 연결부에 나사가 있는데,
거기에다 landing skid를 장착할 생각입니다.
24시간의 작업 기간을 거쳐 바디가 완성되었고ㅡ
야간 작업 중 용접모를 안쓰고 용접한 저는 아다리에 걸려 하루정도 눈을 못뜨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눈 뒤에 모래가 굴러가는 느낌이 나는데, 시간이 약이고, 얼음 찜질이 답이더군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airCruise의 ESC 를 비롯한 종합적인 배선 작업을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