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노트북으로 3D 모델링까지.
현재 ASUS의 K550LA 모델을 사용중이며, 고등학교 1학년 때 산 이후로 4년에 걸쳐 여전히 만족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이런 저런 문서 작성과 대입 자기소개서 작성, 아두이노 프로그래밍,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 간간히 영상 렌더링에 요긴하게 잘 써먹었고, 대학교에 와서는 CAD, 3D Modeling에 주로 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 왔던 짐벌 모델링도 사실은 요걸로 다 한 겁니다..ㅎ 60만원도 채 되지 않는 가격의 노트북을 이 정도로 우려먹은 사람 찾기 힘들겁니다 아마..ㅎ
조금의 유지 보수.
4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노트북을 쓰면서 노트북이 남아나질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험한 제 손에서 어떤 물건이 2년 이상 문제 없이 잘 버티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사용하면서 4가지 정도의 문제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1. 노트북을 구입하고서 SSD를 장착하고자 ODD 트레이에 추가 하드를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케이스를 구입했습니다. 이베이에 한 $5에 팔길래 그냥 냅다 질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서는 ODD를 빼고 구입한 케이스를 장착했습니다. 이때 처음으로 노트북을 분해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조립할 때 잘못 조립하고서 전원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메인보드와 전원버튼을 연결하는 플랫 케이블이 녹아버렸습니다. AS 보냈습니다.
2. 터치패드와 팜레스트에 유격이 있습니다. 이건 분해해서 터치패드와 팜레스트 사이에 EVA폼 끼워 넣어서 해결했습니다.
3. 하루는 영화 보면서 잠에 들었다가 침대에서 내려올때 밟았습니다. 액정이 절반정도 나갔는데, 직접 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알리에서 X550, 똑같은 스크린을 구입했습니다. 패널 모델이 달라 교체할 수 없었습니다. 반송 EMS 비용 손해보고 그냥 사설로 9만원정도 주고 스크린 갈았습니다.
4. 책펼쳐놓고 세워두듯이 바닥에 뒀는데 누가 발로 차고 갔습니다. 스크린 1/5지점에 1cm가량의 가로줄이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몇 번 스크린 마사지 해주면 돌아왔는데 이제는 가로줄이 사라지지 않네요..
5. 어느순간부터 와이파이가 자꾸 끊기기 시작합니다. 연결은 되는데 자꾸 연결이 끊어지니 중고로 AC7260 무선랜카드로 교체해주었습니다.(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802.11ac를 사용하기 위해) 다만 이 노트북 보드와 AC7260과의 궁합이 그다지 안좋은 것 같습니다. 교체한 후부터 장치관리자에는 알 수 없는 장치 : "장치 설명자 요청 실패"가 뜨고 동시에 블루투스도 안됩니다. AC7260내의 블루투스 기능을 못써먹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블루투스는 거의쓰지 않기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6. 나이를 먹다보니 힌지가 맛이 가기 시작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힌지보다는 힌지와 상판을 이어주는 철 부분이 맛이 갑니다. 노트북을 열면 아래 힌지부분도 잡고 열어야 될 지경이라서 철사로 힌지와 상판 커버를 묶어 임시조치 해놨습니다. 잘 됩니다.
7. 나이를 먹으며 이가 빠지는 것처럼, 노트북도 나사가 빠지기 시작합니다. 힌지가 맛이 가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나사도 함께 빠지고, 노트북 하판 고정하는 나사는 8개중에 4개만이 남아있습니다.
8. 2년쯤 쓰다보니 배터리가 맛이 갑니다. 원래 4시간 가던 게 10분이면 끝납니다. 알리에서 배터리를 구입했습니다. 이왕 쓰는거 좀 오래가는 걸로 쓰자 싶어서 기존 용량의 두배인 8셀(...!!)짜리로 구입했는데, 막상 받아보니까 가관입니다. 셀 개수는 맞습니다. 8셀. 그런데 셀 용량까지 구라 안칠거라 생각했던 제가 잘못이었죠. 8셀이라 크기는 두 배로먹는데 시간은 그 전에 쓰던 배터리와 같이 4시간 갑니다. 그마저도 이제 3시간가면 많이 가는군요. 중국에서 배터리 사면 안된다는 건 아는데, 아는데..당해서 더 눈물이 납니다. 중국산 배터리는 절대, 절대 사면 안됩니다.
더 높은 사양에 대한 갈구
지금 쓰고 있는 K550LA는 i5-4200U에 4GB, 1366*768(WXGA), 15.6", 500GB HDD 정도의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장그래픽인데다 램도 4GB나 되니 어떻게 렌더링 돌리고 했는지 신기할 노릇이죠..(지금도 그러고 있다는 게 더 놀라운 부분입니다.) 다음 노트북은 뭐가 됐든 지금 쓰고 있는것보다는 더 좋은 모델이 되겠지만, 가장 우선시하는 사양이 있다면 아마 디스플레이일 겁니다. 1366*768해상도와 좁은 색역은 뭔가...갇힌 기분을 줍니다. 그렇기에 다음 노트북은 아마 Adobe RGB 지원에 4K를 지원하는 델 XPS15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XPS가 이것저것 많이하는 제게 사양이 맞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사실...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면 XPS15 9560 4K 디스플레이 모델은 200만원에 육박합니다. 지금 이 생각이 바뀌고 나중에는 워크스테이션에 광색역 디스플레이에, 그램 달고 다닐지도 모르겠지만..뭐가 어찌 됐든 현실적으로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아쉬운대로 예전부터 지금 랩탑에 달아주고 싶었던 SSD를 구입했습니다.
SATA SSD, 120GB
이번에 구입한 건 삼성 850 SATA 120GB 모델입니다. 대략 5만원의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금요일에 주문했더니 오늘 오더군요. 사실 120GB는 너무 적은 용량입니다. 근데 또 생각해보니까 500GB도 160GB, 300GB 파티션 분할해서 썼었는데 40GB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맘편하게 샀습니다. SSD는 용량을 절반정도 비워놔야 제 성능을 발휘한다 들었는데..그냥 못들었던 걸로 하렵니다. 인터페이스가 SATA인것도 사실은 마음에 걸립니다. 노트북이 NVMe 지원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설치하기
노트북 키보드와 팜레스트가 위치한 곳을 열면 예전에 장착했던 하드브라켓이 나옵니다. 저걸 장착한지 3년만에 SSD를 구입해 장학하는 겁니다. 뭔가 고물같은 노트북에 돈을 투자하기가 꺼려져서 그동안 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하루 빨리 하는게 제 정신건강에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드브라켓을 꺼내서 SSD를 장착해준 후 다시 끼워줍니다.별 문제없이 제대로 인식하고, 정상적으로 OS 설치도 마쳤습니다. 마이그레이션하는 방법도 있는데, 저는 그냥 자료들도 정리할겸 깔끔하게 포맷했습니다. 포맷은 SSD가 시장에 나오고, 무수한 후기들을 들으며 익히 알고 있던대로 굉장히 빠릅니다. 그냥 평소 포맷하듯이 포맷하다가 어..?어...??하는 순간에 설치 다 끝납니다. 이런 경험은 OS 설치 후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Benchmark 결과 및 후기
삼성 SSD를 사용한다면 'Samsung Magician' 소프트웨어를 삼성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Samsung Magician에서 호환성 Issue 확인이나 RAPID 모드를 켤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설치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SSD 성능을 측정하는 툴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CrystalDiskMark인데요. Samsung Magician 소프트웨어 자체에서 간단하게 벤치마크해볼 수 있습니다. 일반 유저라면 굳이 CrystalDiskMark를 추가적으로 설치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도 될 듯 합니다. RAPID모드를 켜면 순차 읽기/쓰기에서 2200MB/s | 2500MB/s 나오고 끄면 일반적인 SATA SSD와 같이 540MB/s | 260MB/s 가량 나옵니다.
RAPID모드 자체가 RAM과 SSD를 연동하며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편한데, 저장장치에 RAM이 개입되어버리니 속도가 저정도로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NVMe SSD에서도 RAPID모드를 쓸까요?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반적인 시스템 속도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최근에는 윈도우를 새로 설치해도 약간의 불쾌함이 남아있었습니다. 그게 뭔지 궁금하고 또 찜찜했었는데 그게 하드에서 생기는 병목현상이었군요.
노인학대아닌가 싶지만, 그대로 노트북이 이렇게 빠릿하게 돌아가니 기분이 좋습니다. 미우나 고우나 4년동안 함께했던 놈이 팔팔하게 돌아가는 걸 보니 뭔가 대견하기도 하구요. 내친 김에 메모리도 업그레이드할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