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 왔습니다.
그러다 정말 이건 아니다 싶어 마저 끝내게 되었습니다.
시빌 워를 보고 다시 빠졌다는 건 아무도 알아서는 안됩니다!
2012년 문서 폴더를 뒤져 당시 만들었던 cad 파일을 꺼내 이를 기반으로 제작하고자 했습니다.
다시 보니, 안맞는 부분이 너무 많았습니다. 삼각형 지지대의 사이즈가 들쭉날쭉..
각도도 제각각이고, 잘 맞아들어가지도 않고,
심지어 베이스가 되는 원조차도 레이어별로 사이즈가 달랐습니다.
설계가 완벽히 기하학적으로 맞아들어가지 않았던 겁니다.
CAD 각도 측정시 정밀도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일반 길이의 경우 기본값이 소수점 네 자리까지 나옵니다.
하지만 각도는 정수까지 나오는 게 기본값인지라, 60.0도인지, 60.9도인지 전 도통 알 수가 없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설계를 처음부터 뜯어고치게 되었고
거의 새로 만들다시피 설계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모델을 베이스로 했다지만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외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보면 내부 삼각형이 너무 컸던 게 못내 걸립니다,
어쨌든 한 30시간에 걸쳐 설계를 마친 후, 하나아크릴(http://hanaacryl.com)에 레이저 가공을 의뢰했습니다.
주문제작을 하고 나면 약 2일 후 택배로 옵니다.
아크릴 가공을 맡긴 이유는 완성도였습니다.
포맥스를 아무리 장인의 손으로 잘라도,
레이저커팅만큼 깔끔하게 나오긴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쨌든 주문제작을 맡기고 나면 아래처럼 깔끔하게 나옵니다.
왼쪽부터 프로토타입, 1버전, 2버전
사실 프로토타입, 1버전 모두 다들 퀄리티는 괜찮았는데, 둘 다 도색으로 망했습니다.
프로토타입은 도색을 잘못해서 떡지듯이..되었고..
1버전은 역시 도색을 까만 색으로 해서 디테일이 다 죽어버린데다
떡지듯이 도색되었고, 퀄리티도 별로였습니다.
2버전에서 모든 걸 끝낼 생각입니다.
일단 주문제작은 꽤 괜찮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맨 위 금경 아크릴 레이어의 아크릴 색깔이 너무 밝고(장난감같아...)
1mm정도 재단하는 부분이 레이저 커팅 특성상 조금 녹은 점 역시
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이제 놓고 비교해보면 프로토타입의 디자인이 가장 괜찮았던 것 같기도 하네요.
이제 도색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도색, 도색, 도색이 다 말아먹어왔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도색해서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래서 도색을 뭘로 할까, 하다가 타미야의 메탈릭 도료, TS-22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가격은 2만원,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거 하나에 쓰겠다고..2만원을 쓰다니...
도저히 구입할 수 없었습니다.
아쉬운대로 동네 철물점에서 은색 락카를 샀습니다. 2000원밖에 안해서 가성비는 최고입니다.
떨어지는 성능은 가격이 메워주겠죠 뭐, 이젠 애착도 안갑니다. 될 대로 되라고 해 그냥
도색을 해줍니다.
후에 접착제로 붙일 부분은 마스킹을 해줍니다.
다행히도 아크릴에 보호용 필름이 붙어져 있어 굳이 귀찮게 모든 걸 붙이고 뗄 필요는 없었습니다.
페인팅 할 부분의 필름만 떼고 부득이한 경우에만 마스킹을 했습니다.
도색의 경우 50~60cm 거리에서 다양한 방향으로(도색면이 입체면)돌려가며 한번씩만 눌러줬습니다.
거의 페인트 입자가 아크릴 위에 '증착' 되는 느낌으로 천천히, 또 천천히 만들었습니다.
마침 당시 짐벌 골격을 제작하고 있어서 조급함도 없고..모든 게 완벽했죠.
약 5회정도..페인팅이 적당히 투명하게 됐다 싶을 때, 마치 화장이 잘 먹은 것 같아 보일때 쯤
그만 두고, 마스킹을 벗겨내기 시작했습니다.
마스킹을 벗겨내면서 반짝거리는 입자가 필름에서 떨어져나와 매끈한 면을 좀 가리더군요.
흐르는 물에 불필요한 입자가 씻겨나가도록 했습니다.
말리고 나서, 레이어에 맞춰 차근차근 접착해줍니다.
이제 와서 보니 외부 원에 가이드 홀을 뚫어놓을걸...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맨 위 레이어를 제외한 모든 레이어에 이쑤시개만한 구멍을 세 개정도 뚫어놓고
이쑤시개를 박은 채 조립하면 모두 정확히 맞아들어갔을테니까요.
어쩔 수 없죠. 그냥 감으로 조립합니다.
가운데 코어를 조립하고
그 외 나머지 외적인 부분들도 조립을 계속해줍니다.
디테일을 담당하는 레이어 조립이 끝나고 난 후엔, 발광부를 만들어줍니다.
사실 요거때문에 나중엔 두께가 엄청 두꺼워집니다.
구조는 전에 만들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보호용 투명 아크릴
디테일 레이어
반투명-광확산 아크릴
led
반사판
순으로 쌓아올린 거죠.
led는 일반 자동차 튜닝에 쓰이는 5050 LED바, LED Strip을 썼습니다.
12V에서 동작하는 제품이죠.
하지만 12V에서 동작하게 하기엔 주변기기가 마땅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5v는 USB포트를 통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죠.
이베이에서 5V to 12V Step-Up모듈을 구입했습니다.
개당 1달러 내외니 부담없이 살 수 있습니다.
전 혹시 하는 마음에 두개를 구입했습니다. 이왕 한달걸려 오는거...ㅋㅋ
어찌됐든 완성하고 나면 요런 모양새가 나옵니다.
오른쪽 아래 빨간색은 Stepup모듈에서 나오는 빛으로
전원 공급시 불이 들어옵니다.
이렇게 길고 긴 장정이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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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떤 보람같은 건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이제.
무뎌졌다고나 해야할까요.
흥미가 최고조에 이를 때 완성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무언의 압박 비슷한 것에 의해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완성했다는 데 의미를 둬야죠.
끝, 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외부 마감 과정이 남았습니다.
95mm 아크릴 파이프를 재단해야 하는데 아크릴 업체에서는 다들 1m 단위로 구입하라 하네요.
아크릴파이프도 되게 비싸서, 약 30mm남짓 쓰기 위해 1m 구입하는 건 지나친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해 본 대안이 있다면 30t 아크릴을 도넛모양으로 잘라 파이프느낌을 내는 것 정도였습니다.
이것조차도 배송비 생각해서 나중에 마감해야겠습니다.
주문제작 의뢰할 때 한꺼번에 하려구요.
그 외에 제가 마감할 방법을 찾기 쉽진 않아보입니다.
PVC 파이프를 찾아봐야하려나요..
두께는
보호용 투명아크릴 2t
디테일 레이어 12t
반투명 아크릴 3t
광원 8t
약 25~30t 내외가 되겠습니다.
비용은 대략
아크릴 주문제작비용 2만원내외,
락카 2천원
led바+스텝업 모듈 6천원
약 3만원 내외로 잘 만들었다 생각합니다...ㅎ
+
+
전체 두께에서 광원 두께가 차지하는 비율이 많은데,
이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찾았습니다.
5년전에 이런 게 있었으려나요.. 그땐 몰랐던거같은데
EL Panel이라는 녀석입니다.
축전기(Capacitor)에 교류전원을 인가하면 충 방전을 계속하면서 전자기파가 나옵니다.
이 원리로 우리가 라디오전파를 송/수신하죠.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인지라, 적절한 주파수의 교류전원을 축전기에 연결하면
가시광선의 빛이 나옵니다.
어느날 문득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라 비슷한 제품이 없을까 하고 찾아봤습니다.
Light Emitting Capacitor라는 이름으로요...ㅋ
그런데 이걸 EL이라는 이름으로 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EL Wire를 접한적은 있었는데 이런 원리인줄은 몰랐네요.
종이처럼 얇고, 또 종이처럼 잘라도 빛이 계속 나서 가공성이 정말 용이합니다.
다만 인버터를 통해 교류전원을 공급해줘야한다는 것과, 비싸다는 게 흠이죠.
나중에 한번 더 알아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 카테고리는 여기서 마치겠군요.
나중에 마감까지 완성하면 그 때 또 포스팅하려나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ov 30,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