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느끼는 일이지만, DIY를 하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함께 하는 일이 아니기에 갈등도 없고 편하게 해낼 수 있지만,
이런 장점은 일이 잘 진행되지 않고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아지고,
또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DIY를 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드는 것을 뜻하지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짐벌 DIY는 어찌보면 순전히 디자인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터를 직접 만드는 것도 아니고, 회로를 개발하고 코딩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는 않고 갈수록 예산만 늘어가고... 이걸 만들어다 어따 쓸까
하는 의구심만 늘어가고...쉬운 게 없습니다.
벌써 9개월이나 된 일인데, 저는 짐벌에 조이스틱을 연결하기 위해
STM32 칩의 다리에 직접 납땜을 강행하다 그만 합선으로 보드를 또 보내버렸습니다.
이번에 방학동안 아르바이트한 돈이 나와서 이제 보드도 사고 제대로 해보려 했으나(...)
이제 더이상 micro storm32 보드를 파는 곳은 없었습니다. AliExpress, Amazon, Ebay, Goodluckbuy 어느 곳을 가든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모두 품절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게는 몇 가지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1. 풀사이즈 storm32를 사용하고 핸드헬드 짐벌의 정체성은 그대로 놔둔다.
->이 경우는 미관상 그리 좋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만들고있는 핸드헬드 짐벌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2. 아예 핸드헬드의 개념을 버리고 풀사이즈 짐벌로 가자!
->이렇게 되면 보관하기가 참 애매해집니다. 설계도 새로 해야하고..이런 저런 복잡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뭔가 전문촬영장비의 뽀대를 살릴 수는 있습니다.
3. micro storm32보드를 만든다.(뭐 어때 부품은 다 있는데)
->PCB제작과 에칭같은 것들을 배워야하는데...참고로 저는 기계공학과입니다...
4. 걍 포기
짐벌에 풀사이즈 storm32보드를 장착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i2c 에러 역시 걱정없는 storm32 NT 보드로 가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래도 풀사이즈 짐벌이면 해먹을 일도 별로 없고 할 것 같아서..
(생각해보면 이번에 구입한 풀사이즈 짐벌+해먹은 micro storm32 두개면 Alexmos SimpleBGC를 살 수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말도안되고 어리석은 지출을 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조금씩 일이 진행되는 가능성이 보여 기분은 좋습니다.
늘상 느끼지만, 제 부족한 포스팅을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의 댓글 하나 덕에 제가 계속해서 이 DIY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Storm32 NT 보드가 오는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