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짐벌의 뼈대를 이뤄 카메라를 지탱해줄 지지대, 팔(Arm)의 재료를 선정해 보겠습니다
짐벌을 제작할 땐 크게 알루미늄과 카본 파이버가 주로 쓰입니다.
둘 다 무게 대비 강성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1. 카본 파이버
*카본파이버란?
카본파이버는 쉽게 말하자면 콘크리트에 철근을 심어서 건물짓는 것과 비슷합니다.
유리섬유를 녹여서 만드는 FRP와도 상당히 비슷하죠.
탄소를 녹여 실처럼 뽑은 후 옷처럼 섬유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탄소섬유에 플라스틱을 바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본파이버는 기존 플라스틱대비 훨씬 높은 강도를 가지게됩니다.
강성이 확보되니 다른 재질에 비해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DSLR급을 다루는 대형 짐벌에는 카본파이버가 거의 필수적입니다.
그러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크기 대비 강성, 조인트 사용의 용이성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가. 크기 대비 강성
대형 짐벌은 크기가 커서 무게가 많이 나가기 마련입니다.
무게대비 강성이 뛰어난 점은 짐벌의 무게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죠.
또한 오랫동안 들고 촬영했을 때의 피로가 덜하다는 점에서
짐벌에 카본 파이버는 필수적입니다.
나. 조인트 사용의 용이성
카본 파이버는 소재 특성상 나사를 박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카본 파이버를 쓸 때,
파이프(rod)형태는 주로 조인트를 쓰고,
판(plate)형태는 주로 구멍을 뚫어서 쓰죠.
카본 파이프를 주로 쓰는 짐벌은 주로 조인트를 통해 짐벌을 구성합니다.
조인트는 공간을 어느정도 차지하는데,
크기가 커서 공간 여유가 있는 대형 짐벌은 조인트를 사용하기 좋습니다.
이 말은 곧 카본파이버를 사용하기 좋다는 말과 같죠.
카본 파이버는 소재 특성상 자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구멍 뚫기도 쉽지 않구요.
DSLR급의 짐벌에서는 유용하지만, 그 이하 체급의 카메라에서는
닭잡는데 소잡는 칼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알루미늄
이외의 고프로, 미러리스급까지는 카본파이버의 대체제로 주로 알루미늄을 씁니다.
알루미늄이 카본보다는 무겁긴하지만 미러리스까지는 괜찮습니다.
그럼 철도 괜찮은 재료 아닐까요?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무게 대비 강성에서는 알루미늄이 철보다 더 낫습니다.
(철은 알루미늄보다 약 3배정도 무겁고, 알루미늄보다 2배의 강성을 갖습니다.)
무엇보다 알루미늄은 카본 파이버보다 가공이 더 쉽습니다.
경량화와 소형화가 가장 중요한 핸드헬드 짐벌에서는 알루미늄이 중요한 자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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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은 합금의 성분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고, 다른 이름을 갖게 됩니다.
여기서는 간단히 A2017, A2024, A5052, A6061, A7075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A2017, A2024, A7075는 두랄루민으로 불리며, 강도가 높습니다.
처음에는 위 세 종류의 합금 중 하나로 짐벌을 제작하려 했으나,
가게 사장님께서 강도가 높다는 건 가공하기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구멍을 뚫고, 잘라내고, 휘기까지 해야하는 짐벌 제작에 제가 두랄루민을 가공하긴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A5052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알루미늄입니다만..
A6061이 조금 더 단단하대서 여러 고민 끝에 A6061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야금학은 제 전문 분야가 아닙니다 지적할 게 있다면 겸허히 받겠습니다.)
알루미늄 합금 종류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http://www.totalmateria.com/page.aspx?ID=aluminumgrades&LN=KO
이곳에 잘 나와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약 3~4t 200*150정도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혹시모를 불상사를 대비해 3t 200*300으로 주문했습니다.
알루미늄의 구입은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보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가격이 위 사이즈 기준 약 2만원내외로 형성되어 있는데요.
알루미늄 업체를 통해 직접 구입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전 http://www.aluminum.co.kr/ 이곳에서 알루미늄을 주문했습니다.
ALCOS라는 곳인데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가격도 만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원하는 알루미늄 합금의 종류까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3. 그 외의 재료
위에 열거한 카본파이버와 알루미늄은 가볍고, 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한계도 명확합니다.
일단 카본파이버는 가격이 비싸 구성하기 어렵습니다.
쉽게 자르기도 어렵고, 붙이기도 어렵고..여러 모로 난감하고 비싼 재료지요.
알루미늄은 슥삭슥삭 톱질하면 써먹을 순 있으나...
사람에 따라서는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붙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들로 인해 짐벌 제작에는 카본파이버, 알루미늄이 아닌 플라스틱 계열의 재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가장 크게 이용되는 재료들로
아크릴, 3D프린팅, 나무, frp 등등이 있습니다.
가. 아크릴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재료 중 가볍고 저렴한 편에 속하는 재료입니다.
색깔을 입힐 수도 있어 심미성에서도 괜찮죠.
구멍뚫기도 어렵지 않고, 휘는 것도 약간의 열만 가해주면 될정도로 가공도 쉽습니다.
하지만 아크릴 역시 일개 플라스틱에 지나지 않습니다.
강성이 너무 약해 추가적으로 보강재를 덧대줘야 합니다.
두께를 두껍게 하는 걸로 강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두께가 있으면 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나. 3D 프린팅
커스터마이징으로 최고입니다. 직접 설계해서 프린팅하면
구멍뚫기나 휘는 거나 그 많은 작업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강성의 문제는 두께로 밀고나가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집에 3d 프린터가 없다면 주문제작 비용이 꽤 든다는 게 문제입니다.
다. 나무
나무는 흔하고 가공하기도 쉬운 재료입니다.
찾아보니 mdf판같은 걸 레이저커팅해서 조립하는 식으로 짐벌을 만들더라구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조금 싼티나보이는 건 저만의 생각이겠죠?
나머지 후보로는 FRP나 에폭시가 있습니다만... 별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위의 재료만으로도 멋진 짐벌을 만들긴 충분하거든요.
*위의 재료들에서 아크릴 같은 경우 강성의 문제를 논하긴 했지만
사실 고프로급 액션캠이면 강성같은거 거의 필요 없습니다.
아무거나 쓰셔도 됩니다.
오히려 플라스틱이 더 좋은 선택지일 수도 있죠.
중요한 것은, 소재 선정에 있어 "어떤" 카메라를 장착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 이렇게 짐벌의 팔에 사용할 재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본 내용들을 요약해보겠습니다.
카본파이버 : 가볍고 단단, 비쌈, 가공 어려움
알루미늄 : 약간 가볍고 단단, 약간 비쌈, 가공 중간
아크릴 : 약함, 쌈, 가공 쉬움
3D프린팅 : 약간 단단, 비쌈, 가공...안해도됨(다만 모델링해야함)
사실 복잡하면 그냥 알루미늄 쓰는게 맘 편합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별로 없거든요..ㅎ
그리고 카본파이버의 경우 대형 짐벌 아니면 별로 모양새가 썩 이쁘게 나오진 않더라구요
전 핸드헬드 짐벌에서는 알루미늄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고프로급 핸드헬드 짐벌이라면 3D프린팅도 좋은 선택지가 될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해 본적이 없어서 어떨진 모르겠습니다.
다음엔 핸드헬드 짐벌을 위한 배터리를 고르는 것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 혹은
chanhyukman@gmail.com로 연락주세요.
아는 한에서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Nov 2,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