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ritating Things When You Are About To Buy A New PC:(
PC를 구입할 때 고민할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노트북은 무게가 어떻니 CPU가 어떻니 GPU가 어떻니 NVME 지원하니 램클럭과 용량은 어떻니, 배터리는 몇 Wh니 터치패드, 키감은 어떻니, 디스플레이는 또 어떻니, 포트 구성은 어떻니 와이파이 스펙은 어떻니 ac니 ax니 WiFi6니...요즘은 여기에 USB-C는 어디까지 지원하니 썬더볼트니 USB 3.1 Gen 1이니 Gen2니 USB4니 하는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물론 PC라는게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사는 것 만큼 단순하지는 않으니 공부를 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봅시다. 위의 요소들을 따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저 모든 요소를 다 고려할 정도라면 노트북을 통해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하려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노트북은 결국에는 돌도끼, 망치, 스패너와 같은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효율을 위해 더 나은 도구를 찾는 과정에 매몰되는게 과연 정상일까요? 큰 고민 없이 좋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냥 일단 도구를 구입하고 그 도구를 잘 써먹는게 어쩌면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시점에서 택할 수 있는 최고의 옵션은 맥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단 한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한 최고의 선택."
Aluminum Unibody
외관을 통짜 알루미늄 CNC로 제작한다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아무리 대량 생산이라 해도 작업에 CNC라는 공정이 들어가는 순간 비용이 확 올라갑니다. 절대 아무 기기에나 채택할 수 없는 옵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은 알루미늄 덩어리를 그대로 깎아 노트북을 감쌌습니다. 이게 어떤 경우에는 가성비가 되어버리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맥북에어는 가격이 126만원부터 시작합니다. 마찬가지로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동일 가격대에 이런 옵션을 달고 있는 경쟁 제품은 글쎄요.. 거의 없을 겁니다. 직접 써보면 이게 굉장히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CNC공정상 오차가 0.001mm정도로 굉장히 적습니다. 따라서 오차를 육안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상판과 하판은 0.1mm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습니다. 더 놀라운 건, 지난 6개월간 꽤 가혹한 조건에서 맥북을 사용했다 생각하는데도 단차나 유격, 비틀림에 관한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조금 더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내구성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저렴하지 않다. 원가 절감을 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조업체는 앞으로는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를 하고 그부분을 마케팅 요소로 적극적으로 밀면서, 원가절감이 되는 면은 원가절감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디스플레이는 대다수의 노트북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을 할 때 가장 먼저 다운그레이드를 하는 요소이며, 스피커는 품질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맥북도 원가절감을 분명 할 겁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맥북은 스피커와 디스플레이의 품질만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P3 색영역을 충족하는 QHD 500니트 TrueTone 디스플레이, 주관적 요소이긴 하지만 굳이 블루투스 스피커를 찾지 않아도 되는 스피커 품질은 만족도를 훨씬 높여 줍니다.
사소한 것들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제 이전 노트북은 2019년형 그램이었습니다. 전원을 켜자마자 팬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조금만 써도 열때문에 쓰로틀링이 걸려 제대로 쓸 수가 없습니다. 웹사이트를 뒤지고 뒤져 Intel XTU 프로그램을 구해 언더볼팅을 해야 했습니다. 절전모드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제대로 들어간건지 아닌건지 절전모드에서도 배터리를 잡아먹었습니다. 지문인식은 간헐적으로 안됩니다. 블루투스를 사용하기 위해 2-3단계에 걸쳐 연결해야 했습니다. 모니터를 연결하고 보니 HDMI 포트에서는 4K@30Hz까지만 지원합니다. 분명 200만원 가까운 돈을 주고 샀는데 왜 이렇게 불편해야 하는가. 지금 생각해보니 말도 안되는 것들이었습니다.
맥 역시 PC라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보니 신경써야 할 것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윈도우에서의 복잡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난 한 달 간 설정페이지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대부분의 것들은 상단 메뉴바에서 처리가 가능하고 말썽을 일으킬 요소가 없습니다.
말도 안되는 생태계가 보여주는 말도 안되는 연동성
이것은 맥북의 장점이라기보다는 Apple이 그동안 폐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만들어놓은 공든탑에 대한 찬사와도 같습니다.
1. 'iPad에서 보기' 버튼을 누르면 iPad가 순식간에 외장모니터가 되며 창이 iPad로 이동합니다. 연결 방식이 뭔지, 어떻게 이렇게 매끄러울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와이파이를 끊으면 끊는대로 자기들끼리는 알아서 연결되어 있습니다.(Miracast인지, WiFi Direct인지 뭘로 만들었든 상관이 없습니다. 이 놀라운 장면 앞에서는 기술 이름이 뭔지 상관이 없습니다.)
2. 한 쪽 기기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다른 기기에서 연결하려 하면 알아서 와이파이가 연동되어 있습니다.(원래는 핫스팟만 쓰다보니 잘 몰랐는데, 최근에 카페 가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3. 메모 / 복사 붙여넣기한 내용이 자동으로 iPad와 공유됩니다.
4. AirDrop은 기존의 어떤 공유 서비스보다 깔끔하고 빠르게 데이터를 옮길 수 있습니다.
5. Safari에서 저장한 ID / PW는 맥에서는 지문인증으로 접근할 수 있고, iPad에서는 FaceID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Windows / 갤럭시 생태계를 써보지 않았지만 이건 아마 빠른 시일 내에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6. Airpods가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자동으로 페어링됩니다.
⌛정말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한 최고의 선택.
맥을 쓰면서 예쁜 쓰레기라 생각했던 애플 기기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좋은 이야기를 남긴 건 그만큼 M1 맥북이 오래가는 배터리, 저발열, 고성능, 좋은 키감과 거리가 멀었던 기존 맥북과 결이 조금 달라서인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배터리, 프로세서에 관한 이야기는 제외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같은 가격대에서 이정도 완성도를 갖는 기기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CTO가 들어가는 순간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사실 컴퓨터 성능이 좋은것 그 자체에 취하고 싶어서, 여유로운 성능 그 자체가 좋아서 PC를 구입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대다수는 그걸로 문서작업을 하고, 영상편집을 하고, 음악작업을 하고, 웹서핑을 합니다. 혹은 스타벅스에 갑니다. 각자 하는 일은 다르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하나같습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내고 싶다."
이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건 CPU가 뭐니 하면서 광고하는 노트북이 아니라, 원가절감으로 NTSC 45% 넣었다가 시간 지나고 선심쓰는 척 NTSC 72% 디스플레이라 광고하는 노트북이 아니라, MacBook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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