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는 아직 시기상조인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해상도가 4K여도 마땅히 쓸만한 컨텐츠가 없다는 걸 종종 느낍니다. 저만의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현시점에서 4K 모니터가 적절한 선택인가에 대한 의견은 사용자마다 분분한 편입니다.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입장 모두 그럴싸한 이유가 있습니다.
4K 모니터가 좋은 이유 | 4K 모니터가 아직 시기상조인 이유 |
- 32인치 모니터에는 4K가 적절합니다. FHD는 너무 흐릿합니다. - 화면 일부분 캡쳐할 일이 있다면 FHD 대비 4배 더 좋은 캡쳐본을 얻을 수 있습니다. |
- 32인치 이하의 모니터에서는 다소 컨텐츠가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마음을 비우세요.
한 달 정도 사용해본 결과, '이제는 4K를 써도 괜찮다' 정도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일단 4K 모니터를 구입할 때 마음가짐을 좀 달리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주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논외긴 한데, 영상을 4K로 즐길 생각에 설레는 기대를 가지고 4K를 구입한다면 컨텐츠 부족으로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가, 요즘은 그래도 마음먹고 4K 영화같은 걸 찾으면 은근히 있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볼 경우 4K는 거의 포기해야합니다. 굳이 본다면 넷플릭스가 아니고서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혹시 토렌트를 통해 4K로 나오는 컨텐츠를 구했다 하더라도 토렌트에서 돌아다니는 2160p 절반 가까이는 단순히 1080p 업스케일링한 영상이라는 걸 알아 둬야 합니다. 이렇게 4K 영상 찾아 삼만리 하다 보면 어느새 지쳐버립니다.
그럼 4K 디스플레이의 존재를 어디에서 느낄 수 있느냐? 라는 의문에 빠집니다. 저는 답을 찾았습니다. 4K의 존재는 좋은 문서 가독성과 사진 확인에 있습니다.
좋은 문서 가독성 | 문서의 글자 해상도가 4배로 증가한만큼 글자가 더 깔끔하게 보입니다. 이 현상은 아래아한글에서 두드러지게 느낄 수 있는데, 아래아한글의 경우 글자가 어느정도 작아지면 조금씩 깨져버리지만, 4K에서는 더 이상 그럴 일이 없습니다. 또한, 똑같이 화면의 일부분을 캡쳐해서 다른 문서에 붙여넣는다 해도 해상도가 충분히 높으니 더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진 확인 | FHD 해상도는 얼마정도의 사진까지 확인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하자면, FHD 해상도에서 어느 해상도의 이미지까지 네이티브로 볼 수 있을까요? 요즘카메라는 거의 FHD 이상의 해상도로 찍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HD 해상도의 모니터로 보면 원본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최대 해상도는 FHD에 머무르고 맙니다. 그래서 기존 모니터에서는 어떤 사진을 봐도 아 이건 사진이다. 라는 느낌 이상 들지 않습니다. 여전히 네이티브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4K 해상도의 모니터에서는 조금 더 원본에 가까운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모니터 해상도가 달라지면 사진을 볼 때 느낌이 '아 이건 사진이구나' 에서 '아 이게 사진이라고?'으로 달라집니다. 사진을 자주 보는 사람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4K로 넘어갈 이유는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사진을 DSLR이나 미러리스에서 촬영한다면 차이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예를 들어 A7R3로 사진을 찍었다 한들, 그걸 큰 사이즈로 인화하는 게 아니라면 그 사진을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방법은 모니터밖에 없습니다. 많은 비용을 들여 고화소의 사진을 촬영해놓고 FHD 모니터로 보면서 화질 좋다고 느끼는 거에 그치는 건 뭔가 아깝습니다. 그정도의 화소를 네이티브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8K는 되어야겠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4K가 가장 합리적이면서 체감할 수 있는 게 많은 대안입니다.
4K 영상 감상 | 제대로 된 4K 컨텐츠를 찾기 힘드니 그냥 마음을 비우고 단지 '이제 4K 영상도 볼 수 있다' 라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가지게 되었음에 의의를 뒀으면 합니다. 물론 이제는 유튜브에 4K 영상을 치면 컨텐츠가 상당히 많으니 그거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4K 영상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4K해상도로 아이돌 세로 직캠을 봤을 때였습니다. 모니터가 시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해상도마저 높으니 정말 눈 앞에서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4K로 영상이 활발하게 생산되는 분야 중 하나가 직캠인 걸 보면 아이돌 덕질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컨텐츠 부족에 목말라있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K 게임 | 게임쪽은 해상도보다 성능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FPS의 경우는 해상도보다 프레임과 모니터 주사율을 더 중요하게 보니 4K가 우선순위는 아닙니다. 이 게임을 최신 그래픽카드에 4K 해상도로 놓고 즐기면 큰 무리가 없겠지만 GTX 750Ti에서 4K 해상도는 그냥 플레이가 가능하다 정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적당히 옵션 타협해서 툼레이더를 플레이 해 보니 4K로 할 수 있는 선택지가 있음에도 그렇지 못해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GTX 1060 정도 위치의 GPU도 4K 해상도에 프레임이 잘 나오게 된다면 4K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4K는 대세입니다.
이제 모니터들은 우리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광색역, 주사율, 해상도에서 더 좋은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에 민감한 사람들이면 위의 모든 요소에서 성능이 좋아지고 있다는 데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광색역과 주사율은 체감보다 역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해상도는 변화를 체감 / 역체감 모두 할 수 있으니 그만큼 시각적 경험의 차이도 크다 생각합니다.
4K 해상도는 이제 거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봐도 무방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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