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이야기
이 블로그 운영은 짤막한 제 삶에서 가장 길게 가져가고 있는 흔적 중 하나입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제 신분, 정체성, 가치관 모든 게 변하기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 와중 변치 않았던 것은 이 블로그와 저 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초등학생 시절, 열심히 만든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 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그때의 초등학생은 군대를 다녀와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이 너무도 빠릅니다.
시간의 흐름에 관한 간단한 실험이 있습니다. 아이와 노인에게 1분을 머리 속으로 세어보게 합니다. 실험을 주최한 사람은 스톱워치를 켭니다. 아이는 스톱워치가 1분이 되기 전에 1분이 이미 흘렀다 판단합니다. 노인은 스톱워치가 1분이 지난 이후에 1분이 흘렀다 말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뇌의 처리속도가 느려져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절대적인 시간을 기준으로 각 사람의 반응을 보니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시간 인식을 각 사람을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아이는 수 많은 활동을 하고 많은 생각을 했어도 여전히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느낍니다. 노인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느낍니다. 10대에는 시간이 10km/h로, 20대에는 20km/h....80대에는 80km/h로 흐른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는 아닌 듯 합니다. 지금도 빠르게 흘러간다 느끼면, 나중에 마주할 시간은 얼마나 두려운 존재로 느껴질까요?
PCB Design
Schematic이 완료되었으니 PCB Design을 시작합니다. 실제 제작될 PCB에 실장되는 Part의 위치를 확정하는 작업입니다. 이 때는 각 line의 두께와 간격, 서로의 간섭 여부를 잘 판단해 진행해야 합니다. PCB 자체의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데도 PCB를 제작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은 이 부분 때문입니다.
AirMouse의 최상단에 ESP32를 배치해야 하는데, 그렇게 가면 버튼과의 간섭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구조인지라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버튼을 SMD타입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물리적인 힘이 많이 가해지는 버튼 특성상 분명 떨어져나가는 문제가 생길게 뻔합니다. 그렇다고 Thru-hole 1을 고수하자니 썩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2
이유없는 제품은 없다.
끈끈이주걱이나 파리지옥같은 식충식물을 무서워했었습니다. 멈춰있어야할 식물이 움직인다는건 상상치도 못할 일입니다. 왜 식물에 입이 달려있을까. 습지에 살때 부족한 성분을 곤충으로부터 얻기 위해 입이 달려있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시무시한 입이 사실은 목숨을 건 진화의 산물인 것을, 두 번만 사냥해 실패해도 죽어버리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식물이라는 폼팩터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진화를 이뤄낸겁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5-Way 내비게이션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이 제품 역시 SMD와 Thru-hole 두 가지의 행태가 존재합니다. 두 사진 모두 등각투상도의 형태로 촬영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가운데 조작을 하기 위한 까만 직육면체 형태의 구조물이 조금 다른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왼쪽은 버튼의 방향에 맞게 배치되어 있는데 오른쪽은 45°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는 PCB 배치시 Wiring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저는 여기에 한 가지 이유를 덧붙여볼까 합니다. SMD는 같은 조건에서 역학적으로 Thru-Hole보다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하좌우 물리적인 부하를 받는다 했을 때, 오른쪽 사진처럼 배치해야 모든 방향에서의 움직임에 대해 동일한 부하를 받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힘을 받지 않는 변에는 아마 추가적으로 부하를 견디는 pin이 존재할 것입니다.)
마치며
최적의 선택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래도 많은 고민을 거듭해 그 중에서 가장 나은 선택지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전에 테스트겸 만들었던 제품보다는 PCB 공간에 여유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이 제품은 추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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