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삶의 주인일까?
코끼리를 어렸을 때부터 밧줄에 묶어놓고 기르면 그게 세상의 전부인줄 알고 자랍니다. 시간이 흘러 그 줄을 가볍게 끊어낼 수 있을 만큼 성장한 이후에도 어렸을 적 매였던 밧줄에 의해 만들어진 반경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합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자유의지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자유를 가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인가요? 그 줄의 두께와 투명도, 그리고 개수에 차이가 있을 뿐, 우리도 어쩌면 앞서 언급한 코끼리와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삶을 매는 밧줄들
우리는 돈, 사회, 가족, 스스로 라는 이름의 여러 가닥의 줄에 매여 있습니다. 돈은 일을 하도록 합니다. 사회는 어떤 시기, 어떤 지위에 있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강제합니다. 가족 역시 가족 구성원의 누군가로서 어떤 행동을 하도록 강제합니다. 스스로는 자신이 보고 자라온 세상의 틀이 전부라 봅니다. 이 밧줄들은 서로 강하게 꼬여 있어, 두꺼운 밧줄 하나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여러 가닥의 밧줄들에 매여 우리는 꼭두각시처럼 움직입니다. 어떤 줄이 가장 짧은가는 사람들마다 다릅니다만, 가장 짧은 줄에 가장 크게 매여 있습니다. 돈줄이 가장 짧으면 돈에 매여서 좀 더 나은 미래를 보지 못합니다. 사회줄이 가장 짧으면 어떻게든 사회가 만들어낸 페르소나에 따라가려 합니다. 30세가 넘으면 결혼해야 한다는 것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가족 줄이 짧으면 부모님께 받은 많은 사랑이 세상 밖에서도 이어질거라 생각합니다. 스스로라는 줄이 너무 짧은 사람은 자신이 본 세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압니다.
무한히 긴 것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앞서 언급한 코끼리 다리에 묶은 밧줄을 가지고 간단한 사고 실험을 해 봅시다. 코끼리를 묶어놓은 밧줄의 길이가 지구 지름만 하다면 어떨까요? 그 코끼리는 우주는 어렵더라도 전 지구를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살 겁니다. 전 지구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삶이 너무 짧을 겁니다. 모든 사람은 어떤 밧줄에 매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끊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어느 재벌도 무한대에 가까운 재화를 얻을 수는 있지만 무한대의 재화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혈연을 멀리할 순 있어도 끊어낼 순 없습니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스스로가 가진, 수 십년에 걸친 가치관을 완전히 뒤바꾸는데는 그만큼,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밧줄로부터 해방은 영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해방에 근접할 수는 있습니다.
변화가 없는 순간, 죽는다.
놓여진 환경에 대해, 우리는 가장 짧은 줄부터 조금씩 늘려 나가야 합니다. 돈줄이 짧다 생각한다면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해내는 방법을, 사회의 줄이 짧다 생각한다면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용기를 북돋워낼 방법을, 가족의 줄이 짧다 생각한다면 가족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의 줄은 스스로의 줄이 짧다는 것을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장의 삶에, 당장 자신을 옭아매는 줄이 주는 반경에 편안함에 취해 변화가 없으면 안됩니다. 자신을 묶어놓은 줄에 분노하면서도 그 줄을 끊거나 줄을 늘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자신과 주변을 저주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없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안타깝지 않습니다. NPC에게는 감정이입조차 아깝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헛소리가 길어졌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 포스트에서 천천히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AI Turret 개발을 위해 외부 Enclosure를 설계중입니다. 뭘 만들더라도, 가장 먼저 하드웨어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하드웨어 개발이 완료되어야, 그와 연동되어 동작하는 SW의 최적화가 가능합니다. 현재 짐을 정리하면서 AITurret 개발에 필요한 서보모터를 본가에 두고 오는 바람에 완벽한 하드웨어 개발에 제동이 걸렸습니다만, 굳이 그 문제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Enclosure 설계와 3D Print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설계는 딱 마음 먹고 24시간가량 걸린 것 같습니다. 정말 실력자라면 더 빨리 끝낼 수도 있었겠으나, 나눠서 출력해야 할 parts가 많아지다 보니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렸습니다. 기존에 설계했던 초기 prototype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근처 메이커스페이스에 있는 3D 프린터의 최대 출력 크기가 200mm*200mm 정도라 그에 맞춰 설계했었으나, 이번에 3D 프린터를 구입하면서 출력할 수 있는 크기가 310*310까지 늘어나게 되어, 전체 크기를 변경하는 revision 과정을 거쳤습니다.
친구가 보더니 CCTV같대서 할 말을 잃고 dome 뒷면에 장식용 볏을 추가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정말 터렛을 만들 수도 있겠으나...이런 디테일은 3D Print에 적합하지도 않을 뿐더러, 본질에서 어긋나기 때문에 정말 단순한 돔 형태로 설계를 이어 나갔습니다.
기존에는 AITurret 안에 부품을 욱여넣는 느낌이었다면, revision된 버전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설계했습니다. 있어야 될 부품이 있어야 될 자리에 배치되는 느낌이 납니다. 실제 출력 시 발생할 공차를 고려하여 부품들이 유동적으로 고정될 수 있도록 slot을 냈으며, 케이블 타이 등을 이용한 선 정리와 필라멘트 절약, 강성 확보, Jetson Nano 방열을 위한 구멍을 다수 뚫었습니다.
일단 거의 다 끝내긴 했지만, 높은 완성도를 위해 dome 부분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마감 처리를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sample을 먼저 출력해서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 진행할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광고 클릭으로 고마움을 간단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개발환경(Desktop) | Ryzen 5900X, RTX 3080
개발환경(Laptop) | M1 MacBook Air / Mac OS 15.0 Monterey, Python 3.9, ESP-IDF v4.3, EasyEDA 6.4.24
개발환경(Jetson Nano) | JetPack 4.6[L4T 32.6.1], Python 3.6.9, PyTorch 1.8.0, torchvision 0.9.0, OpenCV 4.5.4 with CUDA
제품 개발 및 기타 문의 | dokixote@wklabs.io 혹은 오른쪽 아래 채팅을 통해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