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새로 구입하다.
저는 PC를 3D 모델링, CMake 빌드, 웹서핑, 글쓰기, 간단한 Python 코딩 + 딥러닝용으로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M1 맥북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라이젠 1600 + GTX750ti 시스템으로, 더 부족하면 클라우드를 활용해 큰 부족함 없이 사용해왔기 때문에, 살면서 PC 성능의 부족을 크게 경험해본 적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친구의 PC로 3D 모델링을 해 보니 제 PC의 부족함을 여실히 느끼게 되었고, 또 마침 돈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 생겨 자의 반 타의 반으로 PC를 새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구입한 PC는 제가 지금껏 써온 PC 중 가장 높은 사양의 PC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급을 굳이 나누라 했을 때, PC방이 메인스트림 게이밍 PC라면, 현재 사용중인 PC는 아마 워크스테이션과 메인스트림, 그 사이쯤에 존재하는 사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략 400만원정도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GPU 가격 상승으로 전체 비용이 상승하였습니다.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CPU] AMD Ryzen 5900X
[cooler] NZXT Z63
[M/B] ASUS B550-A ROG STRIX
[RAM] Samsung DDR4 16G 3200Mhz *2
[GPU] ASUS ROG STRIX RTX3080 LHR
[SSD] Samsung PM9A1 1TB
[PSU] FSP Hydro G Pro 850W
[Misc] ASUS PCE-AX3000 (WiFi6, BT5.0), Comtu sleeving cable
[Case] NZXT H710i
초보의 마음으로
개인적으로 저는 제 나이를 감안하면 조립 분해를 상당히 많이 해 본 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하이엔드 + 수냉쿨러 + 어마무시하게 큰 GPU + 조명 제어 시스템이 달린 케이스에 대해서는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초보의 마음으로 조립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조립비용 좀 주고 조립하는것도 시간 절약 면에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립을 하는 동안 경험한 몇 가지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조립 호환성
호환성 | 케이스가 ATX 보드가 들어가는 빅타워 케이스다보니 제아무리 거대한 GPU와 메인보드가 들어가도 서버급이 아닌 이상 다 들어갈 것 처럼 보입니다. 호환성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수냉쿨러 | 제가 알아보지 않고 산 탓이 큰데, h710i는 상단에 Z63 2열 수냉 라디에이터를 달 수가 없었습니다. 될 것 같은데 이상하게 희망고문만 당하다 깔끔히 포기하고 전면 3열 흡기팬을 모두 상단으로 옮기고 라디에이터를 전면으로 옮겼습니다.
PC의 미적 감각에 관해
저렴한 케이스, 공냉쿨러, 저렴한 CPU 같은 경우는 굳이 미적 감각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중요하지 않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메인스트림급 PC에 대해서까지 이어집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시스템은 외관상으로도 어느정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생각합니다. 가끔 고사양 파츠를 2만원 케이스에 넣고 힘숨찐이니 유부남 에디션이니 하는 변태들이 있습니다. 그부분도 충분히 존중합니다. 그러나 수냉쿨러에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버린 이상, 제 PC는 외관에 힘을 줄 수 밖에 없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RGB LED 떡칠이 정말 아름다운가?
(위의 사진은 해당 PC 소유자의 RGB 취향을 언급하려는 게 아니라, 과도한 RGB 장식이 GPU까지 뒤덮어 보석바를 만들 필요가 있나 하는 회의감에 첨부하였습니다. ) 우리는 RGB LED 스트립과 팬으로 가득찬 PC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게 과연 미적 관점에서 괜찮은가?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개인 취향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RGB 범벅의 PC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look&feel에 크게 어긋나는 형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빛이 나아가는 방향과 그것이 퍼지는 형태, 현재 PC와 어울리는 정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명 구성은 없느니만 못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구입한 PC에는 케이스에 LED 스트립이 내장되어 있고, GPU에 개별로 커스텀 가능한 LED가 20개 가량 박혀 있습니다. 저는 이 LED들을 단색 혹은 2가지의 인접한 색 그라데이션 조합으로만 사용합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점들
1. 열관리가 잘 되지 않습니다. | GPU를 풀로드 하는 경우 수냉인데도 불구하고 실온에서 CPU 온도가 70도를 오갑니다. 이게 정상인지 모르겠습니다. GPU 발열로 데워진 뜨거운 공기가 라디에이터를 지나면서 CPU를 냉각하는 구조라 CPU 쿨링이 잘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듭니다. 조만간 SFF를 사용중인 열관리 전문가 친구에게 컨설팅 받을 예정입니다.
2. 케이스가 너무 큽니다. | 케이스가 클 것은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생각 이상으로 큽니다. 그리고 무겁습니다. 안그래도 무거운데 수냉쿨러 + 거대한 3080 GPU까지 포함하면 체감 무게가 15~20kg에 육박합니다. 구입 전에 고려해야 합니다.
3. 성능은 좋습니다. | 굳이 벤치마크를 돌리는 성격이 아니라 따로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시스템 성능은 차고 넘치는 듯 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옵션 타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4. 감성적인 면에서의 만족감 | Z63의 디스플레이와 h710i 케이스의 내장 led strip이 주는 조명적인 만족감이 꽤 큽니다. 케이스의 차분한 인상에 맞는 차분한 조명과 함께한다면 인테리어적으로도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5. h*10i 구입 전 메인보드가 전면 USB-C를 지원하는지 꼭 확인할 것 !! | 제가 사용중인 ROG STRIX B550-A는 안타깝게도 전면 USB-C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상위 메인보드에서는 지원하는 듯 합니다만 이걸 위해 추가비용을 지출할 생각은 없으니, 일단 없는대로 쓰고 있습니다.
후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지금까지 구입한 모든 제품의 모든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말 좋은데, 이걸 어디에 쓰지?
지금까지는 훌륭한 툼레이더, 원신 머신 역할을 해주긴 했는데.. 조금 더 가치있게 사용해야 합니다. 이런 종류의 소비재는 24시간 돌리면서 직격탄으로 맞는 감가 그 이상의 가치를 해내야 한다 생각하기에, 돈 값을 하려면 딥러닝이나 채굴을 돌려야 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이전에 GTX750ti를 사용할 때는 학습을 Colab 클라우드에서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로컬에서 한 번 돌려 볼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광고 클릭으로 고마움을 간단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개발환경(Desktop) | Ryzen 5900X, RTX 3080
개발환경(Laptop) | M1 MacBook Air / Mac OS 15.0 Monterey, Python 3.9, ESP-IDF v4.3, EasyEDA 6.4.24
개발환경(Jetson Nano) | JetPack 4.6[L4T 32.6.1], Python 3.6.9, PyTorch 1.8.0, torchvision 0.9.0, OpenCV 4.5.4 with CU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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